
2023년과 2024년을 뜨겁게 달군 드라마 ‘7인의 탈출’은 그야말로 한국 드라마 사상 최상급의 막장력을 보여준 작품으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펜트하우스’를 연출한 주동민 감독과 김순옥 작가의 재회로 시작부터 큰 기대를 모았으며, 동시에 엄청난 자극성과 파격적인 전개로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 글에서는 드라마 ‘7인의 탈출’이 왜 ‘막장 드라마의 끝판왕’이라 불리는지, 어떤 점이 대중을 자극했는지, 그에 따른 시청률 반응과 사회적 파장을 함께 분석해보겠습니다.
자극성: 극단을 넘나드는 전개와 연출
‘7인의 탈출’이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가장 큰 이유는 상식을 뛰어넘는 자극적인 설정과 전개 때문입니다. 거짓, 음모, 배신, 학폭, 유괴, 살인, 복수라는 키워드를 한 작품에 모두 녹여내며, 회차마다 시청자들은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의 극단적인 서사를 마주하게 됩니다.
등장인물 대부분이 선함보다는 악함에 가깝고, 그들의 행동은 상식과 도덕을 초월합니다. 시청자는 이 캐릭터들을 보며 ‘이게 정말 드라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몰입하게 되지만, 동시에 감정적 피로도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특히 ‘정윤희(황정음 분)’를 둘러싼 학부모들의 거짓과 모함, ‘한모네’의 조작된 피해자 서사 등은 현실에서 발생했을 경우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내용들입니다.
또한, 연출 방식에서도 과도한 클로즈업, 느린 슬로우 모션, 충격적인 배경 음악 등의 연출이 지속되면서 ‘막장력을 시청각적으로 증폭시키는 기법’이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7인의 탈출’은 서사부터 연출까지 모든 부분에서 극단을 추구하며, 자극을 ‘전략’으로 활용한 대표적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논란: 현실과 괴리된 설정과 윤리적 논쟁
‘막장 드라마’라는 말에는 단순히 과한 전개뿐만 아니라, 현실성과 도덕성에 대한 논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7인의 탈출’은 이 점에서 수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먼저, 학교폭력, 유괴, 거짓미투, 인터넷 조작 등의 민감한 주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선 넘기’가 반복됩니다. 특히 실제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성범죄 조작 사건이나 악성 여론몰이 같은 소재를 자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의 경계를 흐리는 장치들이 오히려 현실을 왜곡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또한 등장인물들이 죄를 지어도 쉽게 용서받거나, 죽음을 통해 서사가 정리되는 방식 역시 윤리적 피로감을 안겼습니다. '악은 처벌받아야 한다'는 기본적인 도덕 구조를 따라가지 않는 장면들, 악역조차도 '매력적으로 포장되는' 묘사는 일부 시청자에게 불편함을 안겼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역시 해당 작품에 대해 과도한 폭력성과 선정성을 지적하며 주의를 준 바 있고, 실제로 청소년 보호 시간대 논란도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만큼 ‘7인의 탈출’은 단순한 드라마의 경계를 넘어 사회적 논쟁거리로 확대된 작품이 되었습니다.
시청률: 논란 속에서도 상승한 관심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논란과 비판에도 불구하고 ‘7인의 탈출’은 꾸준한 시청률 상승세를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는 점입니다. 시즌1은 평균 6~8%의 시청률을 유지하다가 후반부에는 10%를 넘는 회차도 등장했고, 시즌2 역시 OTT를 포함한 플랫폼에서 높은 화제성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막장 드라마’가 가진 중독성과 연출력이 대중에게 여전히 먹힌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김순옥 작가 특유의 ‘한 회도 쉬지 않는 플롯’, 반전에 반전을 더하는 전개, 그리고 극단적으로 그려낸 인물 간 갈등은 비판과 동시에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자극적 요소로 작용합니다.
게다가 ‘펜트하우스’ 팬들이 상당수 유입되었고,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 역시 시청률 상승에 한몫했습니다. 특히 황정음, 엄기준, 이준, 이시영 등 주연 배우들의 과장된 감정 표현은 ‘막장극에 최적화된 연기’라는 평가를 받으며 캐릭터 몰입도를 강화시켰습니다.
결과적으로 ‘7인의 탈출’은 시청률 측면에서 "논란은 있어도 시청은 멈추지 않는다"는 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하며, 상업적 성공을 거둔 막장 드라마로 기록되었습니다.
‘7인의 탈출’은 비판과 논란을 동시에 안고 있는 막장 드라마의 대표 사례입니다. 자극적인 연출, 극단적 서사, 현실과 괴리된 설정에도 불구하고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이끌어내며, 여전히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 막장극의 힘이 유효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드라마를 단순히 소비하기보다는, 이런 서사가 왜 인기를 끄는지,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는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선이 필요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