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는 2007년 방영 당시부터 불륜이라는 민감한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며 엄청난 화제성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작품이다. 최근 넷플릭스에 다시 편성되면서 MZ세대와 3040 시청자들 사이에서 재조명을 받고 있으며, 특히 충격적인 결말은 다시금 이 작품을 회자하게 만든 핵심 포인트다. 본 글에서는 ‘내 남자의 여자’가 남긴 파격적인 결말, 사회적 논쟁, 그리고 복수의 방식에 대해 살펴본다.
충격적인 마지막 회: 파국의 끝은 어디인가
‘내 남자의 여자’는 단순한 불륜을 넘어서 인간의 본능, 욕망, 배신, 분노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마지막까지 시청자의 감정을 강하게 자극했다. 결말부에서 주인공 지수(김희애)는 남편 준표(김상중)와 절친 화영(배종옥)의 외도를 알게 된 후, 완전히 달라진 태도로 대응한다. 상처받은 아내이자 친구의 배신을 겪은 여성으로서 감정적 복수보다 ‘침묵과 통제’라는 차가운 방식으로 반격을 선택한다.
하지만 드라마는 단순한 복수극으로 끝나지 않는다. 후반부로 갈수록 등장인물 모두가 감정적 피로와 죄책감에 시달리며 무너져간다. 특히 화영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하는 결말로 퇴장하면서, “사랑의 끝은 죄의식”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진다. 지수 또한 모든 것을 되돌릴 수 없는 시점에서 홀로 남아, 복수의 공허함과 삶의 허무함을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내 남자의 여자’는 파격적인 사건 전개보다, 결말의 묵직한 여운이 더 오래 남는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논란의 중심: 불륜 미화 vs 현실 반영
드라마는 방영 당시부터 “불륜을 미화한다”는 비판과 “현실을 반영한 작품”이라는 옹호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화영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외로움과 결핍, 욕망을 안고 살아가는 입체적 인물로 묘사되었고, 준표 역시 가정과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적인 모습이 부각되었다. 이러한 묘사 방식은 ‘불륜=무조건 악’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나, 인간 심리의 회색지대를 조명했다는 평가도 있다.
반면, 일부 시청자들은 “감정이입을 유도하면서 도리어 불륜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급스러운 영상미와 음악, 감정선 중심의 전개가 불륜 관계를 아름답게 포장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결국 이 작품은 도덕적 판단 이전에, 관계의 복잡성과 인간 내면을 심리적으로 분석한 ‘심리 드라마’로 보는 시각이 점점 늘었다. 지금 넷플릭스에서 이 드라마를 보는 많은 시청자들도 단순한 분노가 아닌, 복잡한 감정선에 집중하며 결말의 의미를 곱씹고 있다.
복수는 끝이 아닌 시작인가
‘내 남자의 여자’에서 지수가 선택한 복수는 격렬하지 않지만, 그만큼 냉혹했다.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상대가 무너지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는 방식은 복수극의 클리셰를 탈피한 참신한 전개였다. 하지만 그 복수가 완성되었을 때, 시청자는 묻게 된다. “그 이후 그녀는 어떻게 살아갈까?”
결말에서 지수는 친구도, 남편도, 사랑도 잃은 채 혼자 남는다. 자신이 옳은 선택을 했음에도, 남은 것은 허무감뿐이다. 이는 복수가 꼭 정의로운 승리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준다. 또한 드라마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이분법이 아닌, 누구나 상처 입히고 상처받을 수 있는 인간의 나약함을 보여준다.
이는 기존의 단순한 ‘불륜 응징 서사’가 아닌, 감정의 소모전 끝에 남은 공허함과 인간성 회복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게 더 깊은 생각을 유도한다. 그래서 이 결말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며, 국내 드라마 역사상 가장 ‘현실적인 복수극’으로 꼽히고 있다.
‘내 남자의 여자’는 단순한 불륜 드라마가 아니다. 충격적인 결말을 통해 복수, 죄책감,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그려낸 심리극이다. 넷플릭스에서 다시 보며 그 복잡한 감정선과 상처의 무게를 다시 느껴보는 건 어떨까? 결말의 충격을 넘어, 감정의 진실을 마주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